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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호의 명소 기행] 이제는 고향이 돼 버린 강원도 속초 ‘아바이마을’

기사승인 2022.09.08  14: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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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속초 실향민문화축제 개최

 

아바이마을은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에 위치해 있는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의 집단 거주지이다. 아바이는 함경도 말로 할아버지를 뜻한다. 아바이마을이라는 동네 이름이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속초시립박물관 동영상 Ⓒ 박세호

지역의 유래를 따지자면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퇴각하던 유엔군과 한국군을 따라 1.4후퇴로 잠시 머물다 곧 다시 고향에 돌아가려던 실향민들이 있었다. 내일 갈 수 없으면, 모레 갈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남북관계는 엄중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 커지고 정치상황은 갈수록 더욱 꼬이기 시작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 박세호

6.25전쟁도 끝나고 1953년 휴전 이후 북한 땅이 되어버린 함경도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함경도 출신 원주민들이 지금의 청호동(당시 강원도 양양군 속초읍)에 자기들끼리 모여 사는 마을을 만들게 된 것이 시초였다.

속초 실향민문화축제  YTN  Ⓒ 방송 캡처

그런 이야기들이 돌에 새겨져 있어 자세히 읽게 해놓았다. 실향민들의 모습이 석상이나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방파제   Ⓒ 박세호.

마을을 만든 주역인 1세대 실향민들은 대부분 사망하셨으며, 지금은 실향민 2,3세 및 후손들이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속초 그림 지도; Ⓒ  박세호.

비록 지나가는 나그네라고는 하지만 친척 같고 친구 같은 우리들 입장에서 이 마을의 아직도 풀지 못한 망향의 한을 되새겨볼 때 모두들 가슴이 아팠다. 많은 어르신들이 작고하셨고, 함께 내려왔던 2대, 3대째 되는 분들도 이미 노년 (혹은 장년층)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는 곳이 고향이라고 마음을 정하신 분들도 계셨고, 성공한 분들도 많이 나오셨다. 국격은 높아지고, 세상은 살기가 많이 좋아졌다. 과거의 역사는 역사대로 정리하면서, 또 새로운 산업화와 경제발전 그리고 후손들의 행복한 장래를 설계하는 즐거움도 있다.

청초호 주변 건물들  Ⓒ ; 박세호.

외지에서 오는 여행객들과 관광객들, 그리고 이 지역에 새로운 투자를 설계하는 분들도 많이 찾아오는 만큼, 속초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역발전 의지도 크게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상 속초를 다녀온 지 두 달 만에 이번에는 순수한 여행목적으로 속초, 양양, 고성, 설악동과 그 일대 마을 투어 등 다채로운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 중에서도 아바이마을 방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 초여름경인 6월 하순 속초 실향민문화축제가 아바이마을에서 5일간 개최되었다. 망향의 심정과 더불어 평화통일의 꿈을 안고서, 현재 살고 있는 이 지역과 마을의 단합을 기하고자 하는 애틋한 마음들이 모인 것이다.

골목투어를 즐기는 단체관광객들   Ⓒ 박세호.

YTN 등 주요 언론사에서 이 행사 뉴스를 비중 있게 다루어 주었다. 축제가 벌어졌던 그 현장을 우리 여행팀이 방문했을 때, 아직 늦여름의 태양은 뜨거웠다.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질문한 결과, 그 축제 때 TV 뉴스에서 보았던 OO가게와 신포 상회라든가 하는 배경들의 많은 부분들은 가건물과 천막을 설치하여 행사장을 꾸민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 탁트인 공간 배경도 이럴 때 축제마당으로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속초시 여러 곳을 업무 차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 행사에 유난히 관심이 많이 갔다. 뉴스가 끝날 때까지 경청하며 지켜보았고, TV에 방영되는 장면 하나하나를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바다가가까운 곳의 풍경;  Ⓒ 박세호.

이전에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서 창밖 경치를 감상하며 순환 시내버스로 두 바퀴를 돌아보았고, 내렸다가 다시 도보여행을 시도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속초해수욕장 입구까지 가서 우회전하여 계속 걸었더니 바로 눈앞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있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교통편은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양양을 경유하여 터미널에서 한 번 정차하고 오는 일반 고속버스로 타봤던 적이 있다. 그 때 돌아와 도착한 곳은 반포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었다.

아바이순대 Ⓒ 박세호

주민들이 초기 정착 단계에서 주로 어업활동에 종사하였으며 관광 인지도가 높아진 후로는 함흥냉면, 순대 등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도 늘었다. 함흥냉면은 속초에서만 입맛을 당긴 것이 아니고, 서울 등 외지로 진출하여 오늘날과 같은 확고한 메뉴 판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속초시를 비롯한 강원도민들의 상권도 커지고, 후손들의 사회적 진출도 증가했다. 매스컴의 역할도 크다.

1990년대 말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소로 잘 알려져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한 때 새로운 국내여행 패턴의 소개와 더불어 출연진들의 재미있는 입담과 더불어 전국적인 화제를 차지한 1박 2일 프로그램도 일역을 담당했다. 그리고 우리 전통음식의 멋과 맛을 찾아 전국을 누비는 다큐프로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이곳이 소개됐다.

외국에서는 한류의 열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촉매제의 역할도 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아바이마을 맛집 골목에서 여행객들의 일행을 목격했다.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앞으로 해서 금방 골목을 지나쳐갔다. 남성과 여성 한참 중년의 나이들이신 것 같은데 리더를 따라 흥미진진하게 이동하시는 모습들이 단체여행의 성격을 띤 것 같다.

함경도 명천 순대  ; Ⓒ  박세호.

갯배는 아바이마을의 명물로 알려진 거룻배인데 기계나 모터로 움직이는 동력선이 아니다. 사람들 손으로 당겨서 움직이는 배인데, 여러 사람이 쇠고리를 직접 끌어당기는 방식이라 보기 흔치않은 광경이었다. 마을이 섬처럼 이루어져 갯배를 타야만 마을로 이동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육로 교통이 사통발달 편리하기 짝이 없다. 

맛집도 생기고, 관광객들을 위한 골목 안 풍경도 이채롭다. 함흥냉면이 대표적인 음식이고 속초의 명물인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순대와 순대국밥, 가자미식혜, 젓갈 등이 지역 음식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세부적으로 핫한 먹거리와 토산품 등이 있으나 잠시 지나가는 답사객으로서는 이것저것 다 먹어볼 수 없는 단점도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양민 ; Ⓒ  박세호.

아바이마을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를 막 넘겼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잠깐 듣고, 여기저기 백사장, 실향민 아바이 동상, 새로 생긴 탄탄한 붉은 색 철교, 청초호, 부둣가 풍경 등 다양한 모습의 배경들을 바탕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제 즐거운 점심식사와 더불어 해변으로 가서 바다를 본다면 오늘은 그야말로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겠는가?

/글, 사진= 박세호 선임기자

 

박세호 선임기자 bc457@naver.com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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