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7일]
오랜만에 찾은 선유도,
갯벌에 '흰발농게'들이 그득하다.
여러 사람들이 애써 지킨 갯벌 한 켠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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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발농게'는 이름 그대로 흰빛을 띤 수컷
앞다리 하나가 몸통만 하게 자라는 농게다.
멸종위기 2급인 귀한 몸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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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마리가 놀다가 발자국 소리를 듣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주차장과 편의시설로 갯벌이 들어가 4만 마리를 뒤쪽 갯벌로 이주를 시켰는데
잘 살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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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녀석이 앞다리를 들고 굴 밖으로 나온다.
'이봐, 썩 꺼져! 여긴 내 구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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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금방 간다. 이 왕발아.
너네 이사시키는데 나도 도왔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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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소리 말고 빨리 꺼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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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향해 덤비는 게들이 있어 지켜 낸 자리!
그래. 장하다 '흰발농게'야.
갯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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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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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개미취와 칠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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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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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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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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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상괭이의 슬픈 죽음까지 끌어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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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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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 해수욕장에는
인간들이 벌써 이른 여름을 시작하고
망주봉 뒤 잘 지켜낸 갯벌엔
갯벌의 오랜 주인들이 오늘도 들랑거리는 파도와 함께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 갯벌엔 아직 생명이 그득하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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