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안성낙화놀이'@사진=무주군청 |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선유줄불놀이’ @사진=안동시청 |
충북 진천군 '백곡낙화놀이' @사진=진천군청 |
최근 전통문화중 하나인 낙화놀이가 전국에서 경쟁적으로 개최되며 'K-불꽃축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10여년전 전북 무주군에서 처음 시작된 낙화놀이는 최근 경남 함안, 경북 안동시, 충북 진천군, 전남 화순군, 세종특별자치시 등 10여개 지자체로 급속히 확산되며 'K-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7일 안동시는 지난 5일에 이어 오는 6월 1일, 7월 6일, 8월 3일, 11월 2일 및 안동국제탈춤축제 기간(9월 27일~10월 6일) 2차례 등 올해 총 7차례 선유줄불놀이를 시연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조선 후기부터 전승된 ‘하회선유줄불놀이’를 기반으로 한 이 놀이는 전통 방식으로 매듭지은 새끼줄에 소원 등을 담은 낙화봉(숯 봉지)을 매달아 하회마을 맞은편 부용대 절벽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하회마을 만송정까지 연결해 불을 붙이며 즐기는 것이다.
선유줄불놀이는 강으로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줄불’과 양반들의 뱃놀이인 ‘선유’, 강물 위에서 달걀 껍데기 속에 기름을 묻힌 솜을 넣고 불을 붙인 달걀 불이 떠다니는 ‘연화’에 이어 ‘낙화’까지 감상할 수 있다고 시는 소개한다.
다만 시는 올해부터 선유줄불놀이를 관람권을 구매해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오후 7시까지 하회마을 매표소에서 판매한다. 또 하회마을 일대 교통량 밀집으로 인한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시는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하회마을 내 차량 진입을 조기에 통제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선유줄불놀이는 하회마을에서 수백 년 이어온 전통불놀이의 정수이자 역사문화 자산"이라며 "관광 불편 최소화와 안전 확보, 다양한 콘텐츠 확충 등 행사 내실화로 지역을 대표하는 야간 문화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함안군도 오는 14일과 15일 열리는 올해 함안낙화놀이 행사를 전면 예약제로 바꿔 관람객을 1만4천명(하루 7천명)으로 제한해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 열린 낙화놀이 공개 행사에 약 5만명이 다녀가면서 행사장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군은 작년 100여명이었던 안전요원을 300여명으로 3배 늘려 행사장과 인근에 배치하기로 했다.
행사 관람객 임시 주차장도 작년 2곳에서 올해 11곳으로 늘리고 셔틀버스도 기존 6대에서 올해 27대로 증편해 관람객 편의를 높였다고 시는 전했다.
함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행사에서 주차장이 부족해 차량이 행사장 인근 갓길이나 차로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가 생긴 걸 올해는 방지하겠다"면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낙화놀이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관람객의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도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세종중앙공원 잔디마당 일원에서 세종낙화축제를 개최한다.
시는 올해 불교낙화법보존회(회장 환성스님)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낙화축제를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하고 지난 2월 세종불교낙화법을 세종시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행사는 오후 5시 40분부터 1부 봉축대법회가 진행되며 본격적인 2부 낙화 행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약 3시간에 걸쳐 열린다.
낙화(落火)는 한지로 만든 낙화봉에 불을 붙여 불씨가 떨어지는 모양과 소리를 함께 즐기는 전통 놀이이자 의식으로, 불을 붙인 후 20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불씨가 떨어지고 보통 1~3시간 정도 지속되므로 천천히 방문해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특히 세종시는 올해 지난해 구조물(트러스)에 낙화봉을 매달아 진행했던 것과 달리 5,000여 개의 낙화봉을 약 250m 구간 각 나무에 걸어 클래식 등 음악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불꽃을 연출할 계획이다.
환성스님(불교낙화법보존회장)은 “재앙소멸과 복을 기원하기 위한 불교낙화법은 세종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전승되어 오고 있는 전례의식”이라며 “여기 참석하신 모든 분의 가정에 행복과 희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린다”고 전했다.
충북 진천군도 최근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에서 낙화몰이를 도입해 방문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트렸다.
3일 충북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생거진천 농다리 축제 방문객은 7만3626명으로 지난해보다 20.7% 증가했다.
진천군의 축제 성공은 최근 개통한 국내 최장 출렁다리인 ‘초평호 미르 309’와 함께 올해 처음 도입한 낙화놀이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천군은 올해 기존 개막식에서 선보인 불꽃놀이를 과감히 대체, 진천 백곡면 특화 자원인 참숯을 활용한 ‘낙화놀이’를 처음 도입해 밤에 느낄 수 있는 농다리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짧은 시간에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놀이와 달리, 40분 이상 참숯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바쁜 일상에 쉼표가 되는 ‘불멍’의 시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전남 화순군도 지난해 11월 전통문화였던 적벽 낙화놀이를 화순천 꽃강길에서 재현하는 ‘화순 낙화놀이 축제’를 개최해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조선시대 때부터 명승 제112호 화순적벽에서 펼쳐졌던 낙화놀이는 정월대보름이나 사월 초파일이면 적벽에서 불을 붙인 짚단을 떨어뜨리며 주민들의 안녕을 빌었던 액막이 세시풍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지난 1970년대 동복수원지가 만들어지고 적벽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명맥이 끊긴 화순적벽 낙화놀이를 재현해 전통문화의 불꽃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올해도 더욱 새롭고 화려한 낙화놀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낙화축제 또는 낙화놀이는 10여년전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이후 전국 10여개 시군으로 경쟁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선 후기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놀이는 일제 강점기인 1939년 무렵 중단됐다가 2007년 두문리 전(前) 낙화놀이보존회장 박찬훈 옹의 기억을 토대로 무주군이 복원했다. 이어 2009년낙화놀이 보존회를 구성, 2016년 10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6호로 지정됐으며 2021년 8월에는 전수관을 개관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역로컬 100선’에 선정됐으며, 현재는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한지에 뽕나무 숯과 마른 쑥, 소금 등을 말은 낙화봉을 긴 줄에 달아 행하던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두문리낙화놀이보존회원들에 의해 매년 8월 두차례 두문마을 여름축제와 무주반딧불축제에서 전통 방식으로 재연되고 있다.
양성희 기자 kotrin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