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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레고랜드 대규모 수로건설로 중도유적지 훼손 '논란'

기사승인 2020.02.01  20: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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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본부 "고대유적 밀집지역에 수백m 수로건설 유구보호층 훼손 가속화"

지난 1월 31일 ㈜STX가 공사중인 춘천 중도유적지 수로에 의암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이 용출하여 못을 이루고 있다./사진제공=중도본부

춘천 중도 레고랜드 건설부지에 대규모 수로가 굴착돼 유적지 훼손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 시민단체가 문화재청에 고발했다.

춘천 중도 유적지 보존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도본부(대표 김종문)는 지난달 30일 춘천레고랜드 공사현장에서 고대유적 밀집지역에 수백m의 수로가 건설돼 유적지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112와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김종문 중도본부 대표는 "30일 11시 40분경 춘천레고랜드 공사현장을 감시하던 중 수로건설로 유적지가 훼손되어 연못이 만들어진 것을 발견하여 신고했다"며 "해당 부지는 선사시대부터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유적이 집중적으로 발굴된 지점으로 이대로라면 해당 유적지의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레고랜드 유적분포도 (출처: 레고랜드 G1구역 발굴보고서 p.27 중)/자료제공=중도본부

중도본부에 따르면, 현재 춘천레고랜드코리아프로젝트 기반시설공사 업체인 ㈜STX건설은 하중도 서쪽에 대규모의 수로공사를 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0년 실시된 4대강사업을 위한 발굴과 2013년~2017년 실시된 레고랜드를 위한 발굴에서 대규모의 선사유적이 발견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으로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분류됐다.

또한 중도의 토질은 북한강과 소양강으로 떠내려 온 부유물들로 형성된 충적대지로써 실트와 가는 모래로 이루어져 의암호의 수위보다 낮게 땅을 굴삭하면 지하수가 용출하는 특수한 환경이다. 레고랜드가 수로를 건설중인 C1구역의 지대는 73m 내외이며 청동시시대 유적은 서쪽이 71.8m내외, 중앙부가 72.3m내외에 분포돼 있다. D1. B2, A3 둥도 비슷하다. 현재 의암호는 동절기로 수위가 72m이므로 의암호의 물이 수로로 용출한 것은 레고랜드 사업자들이 72m 아래로 굴착을 하였기 때문이라는 게 중도본부의 주장이다. 

지난 1월 31일 ㈜STX가 수로를 공사하다 유적지 훼손이 신고된 곳은 레고랜드(녹색선 안쪽)와 제방도로(파랑색)의 중간으로 고밀도로 유적이 분포한다(출처=레고랜드 G1구역 발굴보고서 p.27 중)/자료제공=중도본부

앞서 문화재청은 중도유적지는 한국 고고학사상 유래가 없는 세계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도시유적임을 인지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구역은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그 이외의 지역은 국민들에게 유적지 훼손이 없을 거라고 약속하며 해당 유적을 복토ㆍ보존하는 조건으로 개발을 허용했다. 지난 2016년 6월 17일 제7차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춘천 중도 LEGOLAND KOREA Project 내 유적 1단계 사업부지 부분완료 검토’에서 사업시행자가 제안한 “문화재 보존을 위해 평면상 1.5m 이격하여 시설물을 배치하고, 단면상 청동기시대 유구 노출선 상부에 1m 보호층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개발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춘천레고랜드가 수로건설을 위해 중도유적지를 불법적으로 훼손했다면 관련자처벌은 물론 공사의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앞으로 문화재청의 대응이 주목된다.

실정법인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31조에 2항에 따르면 “이미 확인되었거나 발굴 중인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문화재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 10월 25일 춘천레고랜드가 중도유적지를 불법훼손하며 하자 공사를 했다며 이를 중단시킨 바 있다. 

한편 지난 31일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춘천경찰서 소속 경찰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춘천시 관광과에 민원을 전달하고, 대신 신고자인 중도본부 김종문대표를 벌금미납의 사유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김 대표는 2시 30분경 춘천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어 춘천교도소로 수감되었는데 SNS를 통해 사연을 전해들을 국민들의 성금으로 벌금 104만원이 완납되어 이날 저녁 석방됐다. 또 춘천시 관광과 공무원들은 신고 당일 1시 4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는데 구두로는 민원을 접수받지 않는다며 문서로 접수할 것을 요구하고 유적지 훼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강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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