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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팔만대장경이 ‘고려 활자 문화’의 정수라고?

기사승인 2011.04.13  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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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력 M경제지, 24일자 초판 ‘활자문화의 상징'에서 ‘인쇄문화의 정수’로 긴급 수정

 

 

활자(活字)와 일반 판각 인쇄기술은 어떻게 다른가?

활자는 말 그대로 여러글자를 새긴 자체(字體)를 자유자재로 옮겨서 기록물의 대상에 따라 여러 자체를 재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 기존의 전통 판각 기술은 특정 기록물을 새긴 판각이 고정되기 때문에 자체를 재활용할 수 없다.

바로 이런 이유로 활자기술은 판각 기술보다 훨씬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다.

그래서 이 활자기술을 언제 누가 먼저 개발했는지에 따라 인쇄문화의 선진성이 판가름된다.

역사에 따르면 활자는 중국 송나라 때 개발됐다. 그러나 그것은 흑판 또는 목판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개발된 고려의 금속활자보다 내구성이나 재활용도 면에서 뒤떨어지게 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고려의 금속활자는 자체는 남아 있지 않지만 ‘직지심체요절’이란 기록물을 남겨 그것이 서양의 구텐베르그의 금속활자보다 먼저 개발됐다 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활자기술로 인정받게 되었다.

3월 23일 이런 활자와 판각기술의 차이를 망각한 기사가 유력 경제지에 실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내 유력 M경제지는 24일자 초판에서 해인사에 보관중인 팔만대장경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고려 활자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사진 기사를 1면에 실었다. 아울러 관련 기사를 A30면 전면을 할애해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이 기사는 M지의 창간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특집기사였다.

고려의 인쇄기술과 현대의 신문 인쇄기술의 연관성에 착안해 자사의 유구한(?) 신문역사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활자와 판각 기술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해 특집의 의미가 퇴색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고려의 팔만대장경은 판각 기술의 상징이지만 현대의 신문 인쇄술은 대부분 금속 활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 챈 M사는 이날 오후 9시이후 인터넷 기사를 수정하고 24일 아침자 신문도 대대적으로 판갈이했다.

당초 1면에 실린 ‘고려 활자문화의 상징’이라던 팔만대장경 경판 수장고의 사진 설명은 ‘고려 안쇄문화의 정수’로 바뀌었고, A30면에 실린 소제목과 관련 기사도 '세계 최고 활자''13세기 세계최고 활자문화를 상징...'이란 표현이 ‘목판 인쇄술의 정수’ ‘세계 최고 인쇄 문화를 상징’이라는 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사실 활자와 판각 기술의 차이를 일반인들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국내 유력 언론사가 이런 실수를 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아해 했다.

한편 고려대장경 조성 1000년이 되는 올해 경남 합천군은 이를 기리기 위해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연다.

이 행사의 주제는 `살아 있는 천년의 지혜`로 대장경의 역사적 흐름과 미래를 조망함으로써 고려대장경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9월 창원 컨벤션센터에서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석학 300여 명이 참석하는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열린다.

팔만대장경은 1962년 국보32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6월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였다.

 

 

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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