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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명소탐방] 겸재의 발자취 서린 포항시의 숨은 진주 청하면

기사승인 2023.03.19  19: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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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인기 업고 최근 태국 등 외국인 관광객 핫 플레이스 '부상'

포항시 북동쪽에 위치한 청하면이 최근  tvN의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인기를 업고 태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하면은 북쪽으로는 송라면, 서쪽으로는 신광면, 남쪽으로는 흥해읍과 접하고 있다. 역사 속에서는 고구려 땅으로 처음 등장하였고 이후 신라 땅이 되었다가 조선시대에 와서는 청하현으로 승격했다.  

진경 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이 58세 때인 1733년에 청하현감으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며 지역의 풍광을 담은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지금의 청하면사무소도 겸재가 집무를 보던 관아자리였으며 청하면장실(면장 권의진)에는 겸재의 그림 사본이 걸려 있다.

겸재 정선의 청하읍성도 @청하면

봄 바람이 살살 부는 3월 중순 어느날 기자가 면사무소 가까운 청하공진시장 한 식당에 들어서니 이른 시간인데도 외국인 관광객이 꽉 들어 차 있다. 식당 주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태국 관광객을 인솔해 온 가이드는 작년 11월부터 매일 같이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해 준다. 케이블 방송 tvN의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인기가 태국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능가한 덕분이라고 한다.

태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

공진시장에는 드라마 촬영지로 쓰인 오래된 점포들이 훌륭한 관광포인트로서 태국인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열대지방에 사는 태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서늘한 날씨도 좋은 관광상품이라는데 그래서인지 다소 서늘한 바람을 맞고 있는 그들의 표정도 매우 밝아 보인다. 

태국 관광객들은 이날 포항 동해안 일대를 둘러 보고 다음날 제주도로 떠난다고 한다. 미리 들린 부산과 함께 포항이 우리나라 대표관광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니 드라마의 힘도 무시할 수 없지만 포항의 숨은 매력을 외국인들이 먼저 알고 찾을 만큼 이곳 청하면엔 구경거리가 많다.

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데가 이가리 닻전망대이다. 해안선이 남북으로 경쾌하게 뻗은데다  소나무를 인 푸른산들이 바다 안까지 들어와 바다에 안긴 듯 앉아 있다. 얕은 해안가에 점점이 떠 있는 바위까지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수정처럼 맑은 물 속에서 일렁이는 해조류를 들여다 보며 시원한 동해의 바람을 맞으니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이가리 닻 전망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넓은 백사장을 가진 월포해수욕장이 나온다. 수심이 완만하고 바다 안까지 모래사장이 넓게 퍼져 있어 아이들 동반한 가족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해수욕장 입구에 서핑 샵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갯마을 차차차'에 방영된 누나서핑에 들러 봤다.

누나 서핑@사진=백태윤 기자

이쁘고 듬직해 보이는 '누나' 같은 분(김경희 대표ㆍ56세)이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수학학원을 하다가 서핑(surfing)이 좋아 5년 전에 직업전환을 하며 이곳 월포해수욕장에 서핑붐의 씨를 뿌렸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 사이 소문도 많이 났으나 이용객에 비해 서핑샵이 너무 늘어 경영이 어렵기는 하지만 월포해수욕장의 컨텐츠를 늘린 보람을 느끼고 있단다.

누나 서핑 대표 김경희씨

기자가 보기에도 서핑은 앞으로 이곳의 최고 해양스포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첫째 이유는 천혜의 맑은 동해안을 낀 이 곳은 서핑 배우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잘못해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그런 스포츠는 물론 쉽게 찾기 어렵다. 2시간 정도만 교육 받으면 어느 정도 탈 수 있다고 하니 기자에게도 갑자기 도전 의욕이 솟아났다. 

둘째 이유는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두 시간에 6만원 하는 레슨비만 내면 서핑보드와 서핑수트(옷)까지 무료로 대여해 준다. 그러니 수영복만 가져오면 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 

셋째로 서핑 시즌이 일반 휴가철과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닷물은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가장 따뜻하다고 한다. 바닷물 계절은 한 시즌 늦다고 하니 봄철의 바닷 속은 겨울인 셈이다. 그 말이 맞는지 서핑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서핑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4월이 되면 서핑족들은 서서히 겨울 잠에서 깨어난다. 오는 4월 25~26 이틀간 포항신항만 해안에서는 포항시장배(Pohang Mayor's Cup) 전국서핑대회가 열린다.

김경희 대표의 관심사에는 내염식물 해방풍도 포함되어 있다. 잎모양이 방풍나물과 비슷하며 바닷가 모래밭에 자생하는 토종식물이다.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기도 하지만 현대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약효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식물이라고 설명하는 김 대표의 모습에서 각자의 터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본다.

월포해수욕장은 서핑의 최적지로서의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해변에서 멀리 들어가도 바닥이 고르고 모래가 많아 5세부터 70대 노인까지도 편안하게 짐을 풀고 서핑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백사장이 넓고 여유공간이 많아 캠핑장소로도 괜찮은 곳 같다. 이곳에 둥지를 튼 김 대표의 서핑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KTX개통으로 동대구역에서 불과 35분이면 포항역에 내릴 수 있다. 최근 관광객의 증가로 포항역에서 월포역으로 다니는 무궁화호 열차의 운행 횟수가 하루 5회로 늘어났다. 10분 정도면 도착하니 타자마자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

해산물도 풍부하지만 철마다 맛있는 과일이 쏟아지는 것도 청하면의 매력 포인트다. 바다가 눈에 들어오면 백사장으로 그냥 내달리다가도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피톤치드를 내뿜는 푸른 산들이 손짓을 한다. 특히 내연산계곡은 산이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나 계곡이 깊고 군데 군데 폭포와 호수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땀이 나고 지치면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의 수정같이 맑은 물이 기다리고 있어 발만 담궈도 기운이 다시 살아난다. 남녀노소가 모두 등반을 즐길 수 있으며 아이를 안고 등산하는 가족도 많이 볼 수 있다.

내연산 기슭에 자리 잡은 보경사도 볼거리가 많지만 주변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사시사철 맛집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한 때 청하면 소속이었지만 지금은 송라면으로 편입되어 있다.

당진에서 시작하는 당진-영덕간 고속도로가 늦어도 내년까지는 포항으로 연장 개통될 예정이어서 대전을 비롯한 중부권 주민들의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의진 청하면장은 “청하는 동해안에서도 천혜의 해변으로 손꼽히는 월포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한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1년 내내 국내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관광객들의 볼거리 즐길거리들을 더 다양하게 갖춰 최고의 동해안 관광명소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ㆍ사진=백태윤 선임기자(포항시 청하면)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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