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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21003] 드라마 열정의 무대 - Center Stage

기사승인 2021.05.22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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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자유를 향한 점프'

여기... 한 켤레의 토슈즈에서 자신의 소우주를 발견한 청춘들의 드라마 <열정의 무대>가 있죠.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재능 있는 학생들이 저마다 불세출의 댄서를 꿈꾸며, 발레 스쿨 ‘아메리칸 발레 아카데미'(ABA) 오디션에 참가합니다. 

최종 12명 안에 선발된 이들의 1차 목표는 성공적인 졸업 공연을 한 후 세계적 발레단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발레 컴퍼니(ABC)’의 정식 단원이 되는 것이죠. 

이들 중 전혀 다른 개성의 원생 세 명이 한 기숙사 방을 쓰게 됩니다.

미국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지녔으나 아직 테크닉이 부족한... 출중한 외모의 조디 소이어(아만다 셜 분), 

선천적인 재능과 함께 발레에 꼭 맞는 부드러운 발과 능숙한 기술을 가졌지만... 자격지심에 늘 반항적인 태도로 비딱선을 타며 교사들로부터 눈밖에 나는 이바 로드리게즈(조 셀다나 분),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하기 위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오직 엘리트 코스만을  내달려왔던 모린 커밍스(수잔 메이 플랫 분)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우정과 경쟁 속에 '최고의 발레리나' 라는 꿈을 향해 매진하죠.

그리고 그 사이에 지도 방식을 놓고 늘 부딪히는 발레스쿨 원장 조나단 리브스(피터 갤러거 분)와 수석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쿠퍼 닐스(에단 스티펠 분)가 자리합니다.

쿠퍼는 개성과 일탈을 중시하며 항상 파격적인 무대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타 발레리노 이죠.

하지만 그는 전통과 규칙을 고수하는 조나단에게 자신의 연인이었던 발레리나 캐서린(줄리 켄트 분)을 뺏기게 되면서, 라이벌 이상의 감정을 지니게 됩니다.

한편... 클래식 발레에는 적합하지 않는 체형과 미숙한 테크닉으로 지지부진한 진전을 보이던 조디는,

조나단과 도나 머피(줄리엣 시몬 분)와 같은 냉혈한 교사들로부터 '재능없는 열정은 오히려 비극일 뿐' 임을 일찌감치 통보받죠. 

조디는 크게 낙담하지만, 쿠퍼는 오히려 그녀에게서 테크닉보다 중요한 열정을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됩니다. 

조디 역시 자유분방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며 클래식 발레에 묶여 있던 자신의 발을 자유롭게 만들어가기 시작하죠

그녀는 늘 변함없는 파트너 찰리 심스(사샤 라데츠키 분)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자신에게 어울릴 또 다른 무대를 발견하는 자신감을 찾게 됩니다.

"전 완벽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젠 제 모습 그대로가 더 좋아요!"

조디와 에릭, 그리고 이바 등 ABA 원생들은, 
꿈의 로망인 ABC 주역 무용수들의 시범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갖습니다. 

작품은 러시아 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한 클래식 발레 < 백조의 호수 > 2막 중 4인무 '아기백조의 춤' 과,

- 국립발레단(2019) : 차이콥스키 음악
https://youtu.be/xzwFU09FC3.g

케네스 맥밀런 경 안무의 드라마 발레 < 로미오와 줄리엣 > 2막 중 사랑의 '발코니 파드되(Balcony pas de deux)' 였죠.

- 로열발레단 페데리코 보넬리 와 로렌 컷버슨 
: 프로코피에프 음악 
https://youtu.be/zWBVa2m_4Fs

조디는 감탄의 한숨을 내쉬고, 이바 또한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한데... 발레 스쿨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의 무용수임에도, 뜨거운 열정은 없던 모린은 점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죠.

평소에 엄마 말만 따르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던 그녀는 급기야, 체중조절 때문에 평소에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먹다가 식이장애를 겪는 지경에 빠집니다.

결국 모린은 남자 친구 짐 고든(에이온 베일리 분)을 만나면서 자신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되묻기 시작하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뭐가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 먹는 걸 다 토해낼까?" 라며, 그만 형극의 길에서 내려오기를 권유하는 고든에게 모린은 울먹이며 부르짖습니다.

"그거 알아? 넌 그런 말 할 자격없어. 난 ABA에서 제일 잘나가는 발레리노야, 네 도움 따윈 필요 없단 말야!"

조디가 부족한 실력, 그리고 모린에겐 없는 열정을 모두 갖춘 이바...

정해진 틀 안에 자신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거부하며 교사들의 미움을 사곤 했던 그녀는
매사에 거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발레를 사랑하고, 또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던 이바에게 교사 도나는 뼈있는 충고를 건네죠. 

" 해답은 너 자신한테 있어. 내가 있을 곳은 바로 여기야. 마음을 비우면 더 자연스러울 거야!"

조나단과 쿠퍼는 발레 아카데미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종 워크숍용 작품전을 위해 각자의 팀을 꾸려 연습을 시작합니다. 

결국 워크숍 무대는 조나단이 지도하는 '클래식 발레  I, II' 와 쿠퍼가 이끄는 '모던 발레 I, II' 의
대결 양상으로 치뤄지게 되죠.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가혹한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최종 공연을 앞두고 탈락하는 원생들이
속출합니다.

퇴교당하는 에밀리를 껴안으며 그녀의 엄마는 조디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충고하죠.

"너희들은 상처받지 말거라. 모든 사람들은 나름 완벽하거든!"

게다가 쿠퍼 작품의 파이널 리허설 도중 조디의 피트너 에릭이 그만 큰 부상을 입는 사고까지 발생합니다.

"6주간 깁스를 한 시체(?)로 지내야 해. 내 무용 인생도 끝났어" 라며 절망하는 에릭...

어쩔 수 없이 규정까지 무시하며 그를 대신해 안무가인 쿠퍼가 직접 출연키로 하자, 상대역 조디는 큰 부담감을 느끼게 되죠.

연이은 부상과 탈락 과정을 지켜보며 충격에 빠진 모린은 고든을 찾아가 "순간, 차라리 내가 다쳤으면 했어. 발레하는 모습과 보통의 모습 중 어떤 게 더 좋아?" 라며 울부짖습니다.

드디어 내일로 다가온 워크숍 공연을 앞두고 이바는 애써 담담하게 말하죠.

"난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춤 춰왔어. 내일은 그런 날들 중 하나일 뿐야."

조디가 "내 미래가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지" 라고 
응수하자 이바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나에겐 별 의미 없어. 난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춤을 추니까!"

한데 공연 당일, 조나단이 지도한 라흐마니노프 공연의 주역으로 모린이 아닌... 이바가 등장하며 좌중은 큰 혼란과 충격에 빠집니다.

"왜 꿈을 허망하게 포기하냐" 고 질책하는 엄마에게 모린은 그간 품어왔던 속내를 토로하죠.

"그건 엄마의 꿈이었을 뿐야. 난 엄마와 달라. 엄마는 타고난 재능이 없었지만, 나한텐 열정이 없어. 이제라도 내 길을 갈거야!"

결국 이바의 집념과 열정이 유감없이 발휘된 클래식 발레 II 공연은 성공리에 마치게 됩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쿠퍼 안무작의 주역으로 발탁된 조디와 코르 드 발레의 앙상블에 맞춰
워크숍 3번째 작품 '모던 발레 I' 이 무대에 올려지죠.

차이콥스키의 < 호두까기 인형 > 중 '갈대피리의 춤'(Danse des mirlitons) 첫 소절이 나오더니,

갑자기 등장한 오토바이의 굉음과 함께 마이클 잭슨의 'The way you make me feel' 이 흐르며, 

공연 무대는 고고한 클래식 발레의 튀튀를 벗어던지며 현란한 모던 발레로 변용됩니다.
- https://youtu.be/HZ4CKCZdqXw

이 '모던 발레 I' 은 결말부에 차이콥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중 앙증맞은 '장화 신은 고양이(Puss in a boots) 춤' 으로 시선을 끌죠. 
- http://naver.me/5CxAMXdt

그러더니 워크숍 4번째 작품인 '모던발레 II' - '삼각관계' (극중 쿠퍼와 찰스가 조디를 놓고 춤의 대결을 치열하게 벌이는 파 드 트루아)로 절묘하게 연결됩니다.

- 워크숍 IV(모던 발레 II)
: feat. 러프 앤즈의 'If I was the one'
https://youtu.be/F_NvCOoOpdA

이 '모던발레 II' 는 결말부에 들어 자미로콰이 밴드의 'Canned Heat' 에 맞춘 재즈 풍의 발레로 화려하게 마무리되죠.

워크숍 무대는 그렇게... 모두가 승자가 되며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 또 환호성과 함께 그 막을 내립니다. - https://youtu.be/Jl9HNUrtbyk

최종 발표를 앞두고 고민하던  조디는 결국 ABC 단원 대신 쿠퍼 발레단을 택하죠.

"지난 10 년간 제 꿈은 ABC 최고의 무용수 중 하나가 되는 거였어요. 줄리엣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죠. 

하지만 전 그럴 수 없네요. 타고난 재능도 없는 거 같고... 이젠 그대로의 제가 좋아요.

떨어졌다는 말은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선발해주시면 거절(?)은 못하겠지만 대신 전 뒤에서 꽃이나 들고 있겠죠...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온 건 다 선생님들 덕분이에요. 그 점은 정말 감사해요. 왜냐하면 전 이제 쿠퍼 발레단의 전속 주연이니까요!"

1. <열정의 무대 - Center Stage> 트레일러
https://youtu.be/CmHPpl5FNh8ㅏ

'춤'(Danse)은 영화가 가장 사랑하는 소재 중 하나일 것입니다.

등장하는 댄스의 종류나 이를 담아낸 필름 색깔은 실로 다양하죠.

하지만 그 모두가 화면을 터뜨릴 것만 같은 에너지를 내뿜는다는 점에서 영화 속 춤은 늘 흥미로우면서도 즐겁게 다가옵니다.

인간의 몸이 빚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과 역동적 행위를 담아내는 카메라 워크 만큼 기운 넘치는 작업이 또 있을까요.

발레를 스크린 안에 펼쳐 보이며 춤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 열정의 
무대 > 는 이른바 청춘들의 댄스 무비이자, 성장 영화로 읽혀집니다. 

신입생들이 오디션으로 학교에 입학하여 각자 
제 갈 길을 찾아 과정을 수료할 때까지가 영화가 다루는 시간의 너비이죠. 

성격과 재능, 또 피부색이 다른 주인공들의 굴곡 많은 생활이 이야기의 몸이라면 갖가지 춤은 이야기의 심장입니다.

사실 극 스토리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죠.

젊은 댄서들의 무대 위 성장담을 쫓는 스토리는 
<페임>을 닮았고,

전통과 파격의 충돌은 < 댄싱 히어로 > 같은 작품에서 익히 봐온 재료입니다. 

조디가 클래식 발레의 한계에 묶여 갈등하다가 모던 댄스에서 영감을 얻어 진정 자유로운 댄서로 거듭난다는 설정,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무대의 중앙에 서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중심에 서는 것이라는 주제는 전형적인 성장 영화의 공식이죠. 

자유와 억압이 부딪히는 곁가지도 낯설지 않은 꾸밈새이며, 그것이 해결되는 방식 또한 원론적인 도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기존의 공식들을 똑같이 써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모범답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열정의 무대>는 그 쪽 부류의 영화들이 정립한 공식을 제대로 사용한, 자못 영특한 경우에 속할 것이죠. 

그래서 나온 정답은 객석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움과 미완의 몸짓들이 튼실해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흐뭇함으로 모아집니다.

영화는 춤 하나로 모인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청춘들에게 핸디캡 하나씩을 안겨 주면서 운을 떼죠. 

재능에 있어서의 순위 매김이 그것일진데, 일단 우열이 갈려진 후에는 과연 그 재능이 누굴 위한 탤런트인지 자문하게 만드는 진지함 까지 덧입힙니다. 

영화가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도 역동적인  춤사위처럼 거침이 없죠. 

열등한 자에게는 개성을 통해 자기극복의 기회가 열리고, 외부의 강압에 의해 춤을 췄던 자에겐 저당잡힌 자유를 다시 되돌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비뚤린 성격엔 겸양과 자신감의 가치를 가르치는 식이죠. 

아울러 감독은 그 위에 풋풋한 로맨스까지 덤으로 살짝 얹혀놓았습니다. 

이런 영화가 갖는 매력이라면 바로 성장의 모습이 두 눈으로 직접 확인된다는 점일 것이죠. 

모두 떠난 텅빈 플로어에서 혼자 연습에 몰두했던 조디의 열패감이 마지막 오디션 공연에서 말끔히 극복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다른 청춘들에게 쏟아지는 해사한 축복도 뻔할지언정 미운 구석이라곤 전혀 없죠.

2. <열정의 무대> 트레이닝 장면
https://www.instagram.com/p/BHv4w8QgwJ6/?taken-by=usako_pam

3. <열정의 무대> 파티 장면
https://www.instagram.com/p/BHi-Nstgpq5/?taken-by=usako_pam

<열정의 무대>가 가진 최대의 볼거리는 단연  화려하게 펼쳐지는 댄스의 향연일 겁니다.

클래식 발레 뿐만 아니라 모던 발레, 재즈와 라틴 댄스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춤들이 청중들의 눈과 귀에 절로 신명을 실어 주죠.

극중 등장인물들은 정통발레 수업을 받지만, 댄스교습소에서는 모던 재즈를 즐기고, 밤에는 클럽에 가서 살사를 춥니다.

실제 드라마 속 주역들로 캐스팅된 최고의 현역 발레 무용수들은 일단 춤으로 좌중의 시선을 붙들어매죠. 

특히 쿠퍼 팀의 피날레 워크숍 공연은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울려옵니다.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타고 발레를 하는
안무를 해 화제를 일으켰던, 실제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ABT)의 수석 발레리노 에단 스티펠의 춤은 스크린 속 무대를 압도하죠.

또한 젊은 청춘들의 유쾌한 통과 제의는 보는 이에게 상쾌한 청량감을 선물해줍니다. 

그렇게, < 열정의 무대 > 는 미래가 결정되지 않은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깊은 시선을 견지하죠. 

퉁퉁 부은, 피멍투성이의 뒤틀린 발을 오늘도 토슈즈 속에 넣고 매일같이 바 앞에 서는 발레댄서들... 

그들에게 진정한 '무대' 는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영화는 가식없는 어투로 이야기합니다.

하여, 마지막 워크숍 무대를 빛내는 이바도 아름답지만, 홀가분하게 발레를 관두고 학교문 밖을 나서는 모린의 뒷모습은 더욱 당당하고 아름답게 보이죠.

비록 소수만이 아메리칸 발레 컴퍼니에 들어가게 되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꿈을 품고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한 동료들의 노력과 열정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셈으로, 낙오자는 아무도 없는 게지요. 

이 작품의 또 다른 미덕은 '내면의 열정에 귀 기울이라' 는 인생의 훈계일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 열정의 무대 > 는 잘 만든 성장 영화로까지 격상되죠. 

이토록 매력 충만한 드라마를 거부하기란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지게끔 말입니다.

4. <열정의 무대> 워크숍 공연 연습과 실제 워크숍 공연 장면
- feat. P.Y.T의 'We're dancing'
https://youtu.be/yxkniD20RFk

'아메리칸 발레 컴퍼니' 의 정식 단원으로 뽑히기를 꿈꾸는 젊은 무용수들의 요람, '아메리칸 발레 아카데미'...

예쁜 금발의 조디와 유연한 몸의 흑인 이바는 첫 수업부터 눈에 띄죠. 

조디는 기량 부족 때문에, 이바는 지각과 복장 불량 때문에 말입니다.

반항기 때문에 야단을 맞기는 하지만 실력을 인정받는 이바와 달리... 조디는 애당초 댄서의 자질이 없다며 자퇴를 권고받기에 이르죠. 

조디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사설 재즈 클래스에 갔다가 그곳에서 쿠퍼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쿠퍼와 하룻밤을 보내며 그의 자유분방함에 매료되고... 쿠퍼 역시 조디의
집념어린 열정을 알아보죠.

결국 조디는 워크숍 오디션 결과, 쿠퍼 팀의 주연으로 전격 캐스팅됩니다.

조디는 쿠퍼가 캐서린과 파트너를 이뤄 ABC 무대에서 펼친 조지 발란신 안무의 'Stars & Stripes' 파드되를 연인(?) 자격으로 보러가죠.

하지만 공연 후 자신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다른 발레리나와 함께 바람처럼 떠나가버리는 쿠퍼의 플레이보이 다운 진면목을 마주하며, 그녀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조디는 성공적인 워크숍 공연 이후 쿠퍼 발레단의 주역으로 발탁됐다고 막무가내로 축하 키스를 하려는 쿠퍼를 떠밀며 일침을 날리죠.

"당신은 최고의 댄서이자 안무가이지만, 남자친구로는 좀 밥맛이에요!"

그러곤 그녀의 곁에서 언제나 진심으로 함께 해왔던 찰스에게 다가가 파티에 같이 갈 파트너를 해달라며 정식 데이트를 청합니다.

<조지 왕의 광기> , <크루서블> 등의 시대극으로 호평받았던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이 2000년에 만든 <열정의 무대>...

대다수의 댄스 영화들이 발레를 허물어뜨려야 하는 기득권층의 무대로 설정한 것에 그쳤던데 반해, 

<열정의 무대>는 가상의 발레 학교 '아메리칸 발레 아카데미' 를 무대로 최고의 댄서를 꿈꾸는 청춘들의 일상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냈죠.

토슈즈 만드는 과정부터 학교 생활, 남녀 무용수 간의 연애, 공연 뒤 열리는 연회, 거식증에 걸린 댄서 등에 이르기까지...

평소 발레에 무관심한 관객이라 할지라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드라마 속 첫번째 워크숍 작품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 A장조, Op.90, '이탈리아'(Italian)에 맞춘 코르드 발레로 풀어지죠.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https://youtu.be/4pO7_IxbDsU

극중 조나단은 크리스토퍼 힐든이 안무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워크숍 공연을 준비하며 강조합니다.

"음악이 들린다고 음악에 맞추면 안돼. 리듬에 맞추도록!"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 알렉시스 바이젠베르그 피아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니커
https://youtu.be/FNHVqjgykoI

여기에 마이클 잭슨으로부터 영국의 애시드 재즈 밴드 자미로콰이, 애슐리 발라드, P.Y.T, 

맨디 무어, 인타내셔날 파이브, 턴더벅스,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엘비스 크레스포, 
러프 엔즈에 이르기까지, 

유명 팝 아티스트들의 곡들이 사운드 트랙에 실려 화면을 장식하죠.

먼저 자미로콰이의 'Cosmic Girl' 은 조디가 ABA의 첫 오디션을 볼 때와 ABA에 입성할 때
함께 하며, - https://youtu.be/D-NvQ6VJYtE

발레 스쿨 친구들이 배를 타러 가는 시퀀스에선 턴더벅스의 노래 'Friends forever',
- https://youtu.be/3u_0hzDwz1Q

조디가 기분 전환을 할 겸 친구들과 댄스 클럽에 간 시퀀스에서는 엘비스 크레스포의 'Eres 
Tu'(Salsa), Mas question in a caricia 와 
'Come Baby Come' 가 연이어 흐릅니다.
- https://youtu.be/C_E-IeaDA90

- https://youtu.be/qwxxB243aG0
 
- https://youtu.be/nRtS2nfwlw8

이어, 조디가 외부 재즈 댄스 교습소에서 수업을 들을 때엔 맨디 무어의 'Candy', 또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Higher Ground' 가 격정적인 리듬으로 실리죠.
- https://youtu.be/NkVsJGl5d6E

- https://youtu.be/u20UkUqgWYY

또한 조디가 쿠퍼와 데이트를 할 때 맨디 무어의 
'I wanna be with you' 가 감싸안습니다.
- https://youtu.be/n0GlkiB4Uu8

아울러 재즈와 발레를 적절히 섞어놓은 느낌의 경쾌한 안무는 이 드라마의 매력포인트가 되죠.

여기에 중간마다 삽입된 실제 발레 공연과 마지막 30분 동안 펼쳐지는 워크숍 공연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자리합니다.

영화의 수훈갑이라면 단연 배우와 안무가들이죠. 

실제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ABT)의 수석 무용수인 에단 스티펠과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발레리나 아만다 셜의 춤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토니상을 2차례 수상한 수잔 스트로맨거와 당시 뉴욕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크리스토퍼 힐든의 안무는 고전 발레와 모던 댄스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화려한 무대를 완성해 냈죠.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천상의 춤을 선보였던
<백야> 이후, 오랜만에 전통 발레를 스크린에 옮긴 < 열정의 무대 > 는,

"최고의 춤 영화” 라는 극찬과 “진부한 청춘 연애담에 발레만을 더한 졸작” 이라는 악평을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열정의 무대>는 춤의 에너지와 이야기의 박진감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아쉬움을 넘어서며...

댄스와 몸짓, 그리고 인간의 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예술품이라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죠.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칼럼을 쓰며 강의도 하고 있고, 조만간 책으로 출판 예정이라고... 현재 영등포문화재단 혁신경영관으로 재직 중이다.

- 李 忠 植 -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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