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포토뉴스] 현초 이호영 서예 개인전-이육사 문학관 특별초대

기사승인 2020.11.08  11:19:44

공유
default_news_ad2

오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안동 이육사 문학관에서 문학관 특별초대로 현초 이호영의 서예 개인전이 열린다.

말 / 이육사

흐트러진 갈기

후줄근한 눈

밤송이 같은 털

오! 먼 길에 지친 말

채찍에 지친 말이여!

 

수굿한 목통

축 처―진 꼬리

서리에 번쩍이는 네 굽

오! 구름을 헤치려는 말

새해에 소리칠 흰말이여!

 

교목

교목 /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리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청포도

청포도 /이육사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음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닷가 가슴을 열고

靑袍(청포)를 입고 찾아온다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며

두 손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일식

일식 / 이육사

쟁반에 먹물을 담아 비춰본 어린 날

불개는 그만 하나밖에 없는 내 날을 먹었다

 

날과 땅이 한줄위에 돈다는 그 순간만이라도

차라리 헛말이기를 정녕 빌어도 보았다

 

마침내 가슴은 동굴보다 아두워 설레인고녀

다만 한 봉우리 피려는 장미 벌레가 좀 치렀다

 

그래서 더 예쁘고 진정 덧없이 아니하냐

또 어디 다른 하나를 얻어

이슬 젖은 별빛에 가꾸련다.

 

독백

獨白(독백) / 이육사

운모(雲母)처럼 희고 찬 얼굴

그냥 주검에 물든줄 아나

내 지금 달아래 서서 있네

 

돛대보다 높다란 어깨

얕은 구름쪽 거미줄 가려

파도나 바람을 귀밑에 듣네

 

갈메긴양 떠도는 심사

어데 하난들 끝간델 아리

으릇한 사념(思念)을 기폭(旗幅)에 흘리네

 

선창(船窓)마다 푸른막 치고

초ㅅ불 향수(鄕愁)에 찌르르 타면

운하(運河)는 밤마다 무지개 지네

 

박쥐같은 날개나 펴면

아주 흐린날 그림자속에

떠서는 날잖는 사복이 됨세

 

닭소리나 들리면 가랴

안개 뽀얗게 나리는 새벽

그곳을 가만히 나려서 감세

 

현초 이호영은 “이육사 시 전편 37수를 먹색과 채색의 연계성을 살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해 보았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ad37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