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외국인이 많이 가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영어학원과 유치원 원어민 강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힘 등 이태원 5개 클럽 인근에서 휴대전화 기지국에 접속한 외국인은 1천210명이다.
그러나 교육부 통계에는 각 시·도 교육청 소속 교직원들만 들어 있고, 영어유치원이나 일선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들은 빠져 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같은 기간 이태원을 찾은 원어민 교사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엊그제 인천에서는 학원 강사를 통해 학생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이번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된 이태원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원어민 교사가 있는 영어유치원이나 영어학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이 더 크다.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서도 자체 조사를 통해 이들이 이태원에 방문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체 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고, 이태원에 가지 않았더라도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클럽 방문 확진자와 접촉했을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모(37)씨는 지난 황금연휴 이후로 6살 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김씨는 "유치원에서는 원어민 강사를 비롯해 교사 중 이태원 클럽에 간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100% 믿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돈이 아까워도 잠복기가 끝날 때까진 집에 데리고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