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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호숫가에 펼쳐진 가을 날의 서정(敍情)

기사승인 2010.10.29  17: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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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강가의 풍경도 달라진다.

한 여름 개구장이들이 풍덩거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강변엔 어느 새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멀리 보이는 산들도 푸른 옷을 벗고 현란한 단풍으로 치장한 채 어느날 갑자기 눈앞에 불쑥 다가온다.

찌는 듯한 더위에 고개 숙이고 있던 강변의 풀잎들도 그 동안 어디에 감추고 있었던지 눈부신 하얀 억새 꽃을 하염없이 토해 낸다.

 

 

 

금강 상류에 자리잡은 진안은 때 묻지 않은 가을의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곳곳에 금강의 발원이 되는 작은 샛강들이 흐르고, 마이산을 비롯, 운장산, 구봉산, 운일암ㆍ반일암 등 잘 알져지지 않은 수려한 산과 계곡들이 줄줄이 박혀 있다.

10여년간의 공사를 거쳐 2001년 완공된 용담(龍潭)댐은 큰 물이 들어설 자리라 하던 이름 그대로 이 지역에 흐르던 작은 지천들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담수호를 만들었다. 이 댐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이자 전북 지역의 식수와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쓰이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이 때문에 관련법에 의해 수변보호구역으로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덕분에 수도권 호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업이나 숙박, 유흥업소등 경관을 헤치는 위락시설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대신 60여km에 이르는 댐 주변의 구불구불한 2차선 국도는 운전자들에게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한다.

햇살이 눈부신 가을철엔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며 운전자들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상류인 진안읍 운산리에서 시작해 30번 국도와 13번 국도, 795번 지방도로를 번갈아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시속 100km로 달리면 30분이면 끝날 거리지만 굳이 그럴 필요없이 시속 40~50km의 낮은 속도로 맑게 빛나는 가을 날의 정취를 느껴보자.

 

한국전쟁때 후퇴하던 유엔군의 딘 소장(그는 나중에 포로 교환때 귀환한다)이 북한군에게 잡혔다는 코큰이 고개를 넘어서면 구룡리, 회룡리, 와룡리 등 유달리 용(龍)자가 들어가는 마을들이 눈길을 끈다. 댐의 이름이 용담인 것과 관련이 있을 듯 싶다.

집집마다 빨갛게 걸어 놓은 곶감들과 검은 햇볕 가리개로 덮인 인삼밭은 멀리 펼쳐지는 댐의 경관과 어울려 더욱 인상적이다. 350만평의 인삼밭에서 전국 생산량의 8%인 1,800톤을 생산해 이웃한 금산보다 생산량이 더 많다고 한다.

 

 

 

호수 북쪽에 있는 댐 관리사무소와 수몰민들의 애향심을 기리는 망향의 동산을 지나면, 예기치 않았던 큰 산들을 만난다. 구름이 하루종일 해를 가려 반나절 밖에 해를 볼 수 없다는 운일암 반일암(雲日岩 半日岩), 산 속에 구름을 감추고 있다는 운장산(雲藏山), 9가지 기암절벽이 기묘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구봉산(九峰山) 등이 그것이다.

산 속에 난 길을 따라 곧장 올라가면 전주나 대전쪽으로 나갈 수 있지만 일행은 아쉬운 마음에 마이산을 둘러 보기로 했다.

오래전부터 진안의 상징이 되다시피한 마이산(馬耳山)은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이 지역의 명산이다.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뤄진 암마이봉(673m)과 숫마이봉(667m) 두개로 구성돼 있고, 삼국시대에는 무엇인가가 불쑥 세워져 있다는 뜻의 섯다산 혹은 솟다산으로 불렸다.

마이산을 만들고 있는 암반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타포니(tafoni) 지형으로 폭격을 맞거나 무언가에 갉아 먹힌 듯한 벌집모양의 작은 동굴들이 절벽을 둘러싸고 있다.

 

자연이 만든 신비가 마이산이라면 인간이 만든 신비의 절정은 자연석을 쌓아 만든 돌탑군이다.

탑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돌탑들은 모두 80여기에 이르는데 일제시대 때 이갑용 처사가 홀로 쌓았다고 하는 설과 그 이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오가면서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하는 두가지 설이 있다. 비록 다듬지 않은 막돌이긴 하나 치밀하고 틈새가 없이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묘한 품새가 장관을 이룬다. 탑사 주변은 워낙 기(氣)가 세서 겨울철에는 고드름이 거꾸로 언다는 관계자들의 설명도 마이산의 신비감을 더한다.

진안군의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15%에 지나지 않아 연간 수십억원의 물사용료를 받는 용담댐의 수질 관리가 최우선이라면서도 댐 북쪽에 식물공원 등 종합생태관광지를 조성해 누구나 돌아와 살 수 있는 생거진안(生居鎭安)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진안(글ㆍ사진)=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여행 메모>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전주IC나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봉동IC에서 빠져 26번 국도를 타거나 대통(대전~통영)고속도로 무주IC나 장수IC에서 빠져 30번 국도 등을 타고 진안쪽으로 접근한다. 대통고속도로쪽에서 가면 30~40분정도로 시간이 덜 걸린다. 서울에서 무주IC까지는 평일 2시간 40분정도 걸린다.

◇잠잘 곳= 정천면 장승마을의 용담호모텔(063-432-3839)은 ‘주홍글씨’의 고 이은주씨가 묵었던 곳이라 해서 유명하다. 용담호 어부인 박노규씨가 운영하는 정천면 갈용리의 갈두민박(432-5859)도 깨끗하다. 이른 아침 박씨가 손수 배를 타고 나가 잡은 붕어구이와 흑돼지구이를 맛볼 수 있다.

◇먹거리=진안 읍내의 전원일기(063-433-1666)는 흑돼지 삼겹살이 맛있다. 용담댐 초입의 용쏘나루터(432-9973)는 시래기를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붕어찜이 별미다. 토지가든에선 쏘가리회 外에 숙박을 겸한 홍삼 한증막에서 피로도 풀 수 있다. 정천면의 감나무는 운장산의 영향을 받아 씨가 없어 인기다. 신상화(063-432-603)씨에게 연락하면 택배로 보내준다. 상품 1박스에 5만원. /여행문의 진안군 문화관광과 (063-430-2228/2710).

 

 


관리자 kotrin@chookjnews.com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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