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작년에 7.2%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를 능가할 전망이다. 그리고 인플레 압력이 약해서 장기적 전망도 매우 밝다. 이
나라는 한국전 참전국이면서 70년대 초까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경제가 망가진 원인은 마르코스의 장기독재와 그에 따른
정치 부패였다. 우리나라도 그 문턱까지 갔다가 아슬하게 빠져 나왔다. 어제는 필리핀 공휴일이었는데 바로 독재에 맞서 귀국했다가 공항에서 암살된
아키노의 죽음을 기리는 취지인데 신문에서도 그의 죽음을 크게 추앙하고 있다. 부인인 코라손 여사가 대통령이 된 이후 지금은 그 아들이
대통령이다.
필리핀 경제의 호조는 외국인 투자와 내수의 증가가 견인하고 있다. 정치의 안정으로 신뢰도가 올라가고 특히 임금이나 여타 물가가 낮아 투자가의 구미를 당겼다. 특히 1200만이 넘는 해외취업 노동자들이 벌어 들이는 막대한 외환수입이 내수시장을 달구고 있다. 하지만 저축이 투자를 3~6%p 정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 전망도 밝다. 필리핀은 자국 글자가 없이 영어로 표기하기 때문에 간단한 영어는 누구나 쉽게 알아 듣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일부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갈 수록 심화되고 있다. 반면에 물가는 이미 심상찮은 수준이다. 자국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며 폭리를 취하는 기업을 빚더미에 오른 서민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나라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폭탄주와 자만심으로 얼마나 버틸지 두고 볼 일이다.
백태윤 마닐라 특파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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