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솔솔 부니 여행이나 나들이 하는 발길이 잦아졌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달리기, 자전거, 배드민턴, 골프 등 체력단련에 열심이다.
더불어 식욕도 오르고 여기 저기 맛집 찾아 다니는 행보도 많아졌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가람장어>는 민물장어를 시그니처 메뉴로 하는 가족형 식당이다. 여행이나 나들이 손님들은 물론 취미로 운동을 하는 단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근에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자주 찾는다. 점식시간 때 간단히 들를 수도 있지만 넓은 식사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회식장소로도 아주 제격이다.
이미 '맛집'으로 소문말 만큼 장어 관리와 손질, 맛은 물론 서비스가 수준급이다. 말그대로 영산강변에 위치해 있어 주차장 걱정이 없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다.
'가람'이란 말은 강의 옛말이다. 기자가 찾은 20일에도 강가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건너편 골프장에는 파크골프를 하는 실버들이 줄을 서서 걷고 있다. 운동이 끝나면 으례 강변에 놓여있는 징검다리를 건너 식당을 찾는다는 전언이다.
어머니에 이어 2대째 장어식당을 운영하는 <가람장어> 사장은 의외로 30대 젊은이다. 서울에서 성악을 전공했다는 이 집 사장은 한 때 영화나 뮤지컬 배우를 꿈꾸던 예술인이었다. 아직도 미련은 있지만 당분간 식당운영에 전념하고 있다는 젊은 사장의 말에는 자신감과 함께 자부심이 넘쳐 난다.
@사진=축제뉴스d/b |
지난해 문을 연 <가람장어>에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은 소금장어와 빨간 고추장에 구어낸 양념장어 두가지가 있다. 민물장어의 진정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양념장어도 좋지만 숯불에 구어 가볍게 소금이나 달콤하고 짭조름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소금장어도 맛있다. 통통한 살과 담백한 장어의 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구이뿐만 아니라 아주 저렴한 장어탕도 원기를 돋우는데 제격이다. 백합조개의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수도 후식으로 먹으면 좋다. 각종 젓갈과 나물반찬이 어울린 곁가지 음식들도 전라도 음식 특유의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
민물장어의 또 다른 풍미는 복분자주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난다. 인근 고창의 선운산 깊은 곳에서 자란 복분자 열매를 2~3년간 숙성시켜 만든 복분자주는 청정자연속 해풍을 맞고 자라 당도가 높고 빛이 고운 것이 특징이다. 장어의 쓸개에서 추출한 액을 넣어 만든 쓸개주는 단골손님에게만 제공하는 특별한 선물이다.
흔히 '스테미너 식품'으로 인식되는 민물장어는 원래 귀한 음식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이나 남해안과 접한 강 중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 일명 '풍천(風川)'이라는 곳에서 소량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예부터 귀한 음식으로 쳐 왔다.
그 중에서도 고창 선운사 어귀의 작은 인천강이 유명하다. 이 곳은 강물과 바닷물이 10km 이상 드나드는 곳으로 가을이면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장어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이 때 잡은 장어들은 담수와 해수가 알맞게 섞인 곳에서 거센 물살을 이기며 자란데다 산란기라 영양가가 높으며,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고소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풍천장어를 맛보기란 여간 어렵다.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현지에서도 자연산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찾아낸 대안이 바로 ‘자연화시킨 양식장어’이다. 양식으로 키운 장어를 갯벌에 6개월 정도 풀어 키운다. 이렇게 하면 장어의 활동량이 늘어나고, 자연스레 불필요한 지방이 쏙 빠지고 중요한 영양분만 간직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인공사료를 일절 주지 않고 해수를 이용해 뻘밭에서 키운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부른다. 그러니 요새 시중에 '풍천장어'란게 꼭 '풍천장어'가 아닌 셈이다.
'풍천장어' 불리는 민물장어 가격은 시세 변동이 심하고 최근에는 물가상승과 함께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가람장어>에서는 1kg(2~3인분)에 99,000원으로 가성비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위치=광주광역시 광산구 풍영정길 325(신창동 10-91) 전화=1551-3346
▶홈페이지= https://app.catchtable.co.kr/ct/shop/garam_dining
강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