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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샘의 생태이야기-220210] 전주천에서 홍머리 오리를 만나다

기사승인 2022.02.17  13: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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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머리오리'( 오리과/수면성 오리) 2022.2.10
I can't give up fresh grass!

( 홍머리오리 수컷/사진 박형근 )

고백하자면 나는 다갈색에 가까운 머리에
밝은 베이지색 이마털로 장식한 귀여운 '홍머리오리'를 겨울이면 다녀가는 흔한 철새니 이름 알고 암·수 구분하면 됐다고 여겼다.

(언덕을 오르는 홍머리오리/사진 오윤기)

날이 좋아 만경강으로 탐조가던 길,
전주천 하류에서 홍머리오리 떼를 만났다.

그야말로 물 반 홍머리오리 반이다.

물에서 놀던 오리들이 무리무리 날아 올라
천변 자전거 도로 옆 언덕에 고개를 처박고
빛의 속도로 뭘 먹는다.
뭘 먹지? 씨앗을 먹나? 환삼덩굴 씨앗?

 

자전거 탄 사람이 지나가면 일제히 날아 올라 강으로 갔다가 다시 언덕으로 올라온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다시 강으로, 다시 언덕으로...

도대체 어떤 것을 먹길래 포기하지 않을까?

호기심에 죽치고 앉아서 한참을 기다려도 보고
도로에 서서 로봇처럼 한 발짝씩 접근도 해봤다.

홍머리오리들이 다녀간 언덕을 살펴보니
어린 풀들이 성묘 때 벌초한 것처럼 말끔하다.

 

씨앗과 물풀만 먹으려니 했던 내 얍삽하고
부끄러운 고정관념이여!

'봄이거든?
We can't give up fresh grass!
우리는 신선한 풀을 포기하지 않아!

작년 요맘때 금산사 오리알터에서 만났던 원앙이
사람 눈치 봐가며 언덕을 들랑거리던 이유도
바로 신선한 풀 때문이었어.

가을 내내 겨울 내내 씨앗을 많이 먹었으니
신선한 풀을 찾는구나. 

먼길을 떠나야 하니 곡류에 부족한 성분도 챙겨 먹어야 영양 균형도 맞을 테고.

' 특식 먹는데 방해했지? 간다. 맘 놓고 먹어.'

잠시 잊고 있었네.
'한 생명을 알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생명이 어떻게 사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홍머리오리 풀 뜯어먹는 소리 하느라
글이 길었습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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