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드 아트 21 -
고창 수업 마치고 내장사 생태공원에 잠시 들렀습니다.
엊그제 비바람으로 남은 단풍들이 다 떨어져 빈 가지들은 '체로금풍'을 노래하네요.
이제 활엽수들은 고요히 침잠하고 잠들지 못하는 상록수들은 굳굳하게 겨울을
견디어 가겠지요?
단풍이 하도 붉어 오구나무인가 했는데 살구나무 단풍이네요.
아파트 단지 살구나무는 해마다 노랗게 물이 드는데 새벽 숲은 볼이 아리게 추웠나봐요.
살구나무 이파리를 모아
땅 위에 축제를 엽니다.
한 나무에 나고도 만나지 못했던 형제 잎들이 비로소 땅에 떨어져 한 몸이 되네요.
인어공주가 뿌리 속으로 스며들어 엉덩이와 꼬리 지느러미만 남았습니다.
살구나무 단풍이 아까워
남은 가을 한 자락 베어 오듯
한 웅큼을 모셔왔습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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