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鳶島) 이야기
가을 오후,
하루 한번 가는 12시 배를 타고
꿈인듯 연도에 다녀왔어요.
아끼는 동생같은 지인들과
손바닥 만한 섬을 잠시 헤메고 왔습니다.
여름꽃 진 자리에는 씨앗들이 그득하고 가을꽃들이 남은 날들을 지키고 있네요.
길도 없는 풀숲을 헤치며
귀한 식물들 안부도 묻고
마을 고샅길에 새들과 함께 수확하지 않는 무화과도 따먹었어요.
갯가에 수북수북 흐드러진
갯사상자 귀여운 열매들.
수송나물도 꽃 지고 열매를 맺어갑니다.
올 해 핀 갯까지수영은 씨앗 그득 떨궈 놓고 내년을 이을 어린 묘목들이 납짝 엎드린 가을 오후!
바닷가에 그득 핀 아름다운 해국은 이제 내년에나 보게되겠지요?
마지막 뱃시간이 다가와
어머니 같는 팽나무님은 다음 여행에서 찬찬히 배알하기로 했습니다.
노루귀가 섬을 온통 뒤덮는 내년 봄 다시 찾아갈까요?
가을 하루가 이쁘게 저물었습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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