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인하대 허우범 박사, "위화도와 철령위는 요동에 있었다" 입증

기사승인 2020.08.06  13:32:31

공유
default_news_ad2

융합고고학과 박사학위 청구 논문..10년간 조선시대 사서와 현지 답사통해 관련 사실 실증적 입증

압록강 하류가 아니라 현재 한만 국경 이북 포석하에 위치한 위화도의 실제 위치 @인하대

현재 역사 교과서에서 위화도와 철령위로 알려진 지역의 실제 위치는 한반도가 아니라 만주의 요동에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인하대(총장 조명우)는 최근 융합고고학과 허우범 박사가 위화도와 철령위의 실제 위치를 조사를 통해 밝혀낸 논문 「여말선초의 서북 국경선 연구」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허 박사는 조선 시대 400여 년간 160건이 넘는 위화도 관련 자료들을 수집·분석해 사서에 기록된 위화도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그 내용을 논문에 담았다. 허 박사는 또 새롭게 밝힌 위화도 위치와 함께 고려 말 우왕과 최영이 시도한 요동 정벌과 관련된 철령위의 위치도 논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14세기 국경선 연구로는 최초인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9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대한학술원에서 전문가 초청 공개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허우범(사진) 박사는 인하대 융합고고학과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여말선초의 서북 국경선 연구」에서 고려 말 이성계가 회군한 위화도는 현재의 압록강 가운데 하중도(河中島)가 아니고 여기서 북쪽으로 80여㎞ 떨어진 압록강의 지류인 포석하의 강변에 있었다고 논증했다.

또 위화도 회군의 원인이 되었던 명나라 태조의 철령위 설치 장소 역시 강원도 철령이 아니라 만주의 심양과 개원시 사이에 위치한 철령시(톄링)인 것으로 고증했다.

허 박사의 논문은 일제시대 이후 백여 년 넘게 이어온 학계의 통설을 흔들며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의 초기 연구는 이미 공인학술지인 『인문과학연구』에 출판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일으켰다.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위화도 지도(좌측)를 지금도 답습하고 있는 기존 중고교 교과서(우측)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출발점이 되었던 역사적인 장소인 위화도는 지금까지 중국 단동시 앞 압록강 한가운데 있는 섬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는 일제가 우리의 역사를 한반도 안으로 몰아넣은 역사왜곡의 결과라는 것이 허 박사의 주장이다. 

허 박사는 당대 사서에서 발견된 "압록강 가운데가 아니라 강을 건너서 위화도에 진을 쳤다"는 기록에 의문을 품고 관련 사서들을 뒤졌다. 그 결과 조선시대 4백여 년간 160건이 넘는 위화도 관련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이들 자료 중에는 위화도의 위치와 면적, 모습과 특징들을 알려주는 구체적인 데이터들이 포함되어 있다. 허 박사는 사서에 기록된 위화도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압록강 북쪽에 위치한 이성계 장군이 회군한 위화도 입구 (이하 허우범 박사 현지 촬영)

첫째, 위화도는 섬이 아닌 ‘강변의 땅(江邊之地)’이다. 보통 사방이 물로 에워싼 육지를 섬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에 섬(島)에 대한 인식은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곳도 섬이라고 불렀다. 즉, 하회마을처럼 강물이 휘돌아나가는 지역도 섬이라고 했다. 

둘째, 기록에 위화도에는 '태조봉'이라는 산봉우리가 있고, '회군천'이라는 개천도 있다. 조선을 건국한 발상지이기에 기념비도 세웠고 익원당이라는 건축물도 지었다. 건축물과 비석 등은 사라질 수 있지만 산봉우리는 사라질 수 없다. 압록강에 위화도로 알려진 곳에는 산봉우리가 없으므로 위화도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셋째, 조선시대 최고의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의 위화도 설명을 주목했다. 이 자료에 위화도에는 세 개의 강줄기가 흐르는데 이는 압록강의 지류이며, 이름도 ‘굴포(掘浦)’라고 명시했다. 또한, 위화도는 배나 뗏목이 아닌 사람들이 직접 걸어서 갈 수 있으며, 강폭은 7-80보에 불과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위화도는 현재 한중 국경의 압록강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현재의 위화도는 사서에 기록된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곳이라고 허 박사는 주장한다. 우선 사서에 기록된 것과 달리 현재의 위화도는 강변의 땅이 아닌 강 안의 섬, 즉 하중도(河中島)다. 압록강의 지류가 아닌 본류에 있으며, 땅의 모습도 퇴적층으로 이뤄진 평평한 땅으로 산봉우리는커녕 언덕도 없는 곳이다. 또한, 강폭도 넓고 연중 강물이 풍부하여 걸어서 갈 수가 없는 곳이다. 

허 박사는 이러한 여러 내용을 검토하고 실증적 조사를 반복했다. 다양한 교차검증을 거쳐서 현재의 ‘중국 요녕성 관전만족자치현 서점자(徐店子)’지역이 이성계가 회군한 위화도임을 밝혀냈다. 이는 현재의 위화도에서 80여㎞ 북쪽에 위치한 곳이다. 

그는 또 다른 명백한 증거도 제시했다. 우리 사료에 등장하는 검동도는 위화도와 강줄기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섬인데, 이곳은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을 배웅하고 중국에서 오는 사신들을 영접했던 곳이다. 위화도 건너편 검동도로 비정되는 곳에는 지금도 영빈령(迎賓嶺)이라는 고개도 있다. 

이처럼 서점자 지역이 위화도임을 부인할 수 없는 필요충분한 근거를 현장 답사를 통해 확보했음을 허 박사는 강조한다. 

허 박사는 새롭게 밝힌 위화도의 위치와 함께 고려 말 우왕과 최영이 시도한 요동 정벌과 관련된 철령위의 위치도 밝혀냈다. 

현재 중고교 교과서에 철령은 강원도 철령인 것처럼 되어 있다. 이는 조선총독부 관변학자들이 요동에서 강원도 철령까지 70참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17참의 오기라고 왜곡했고 그 폐해가 오늘날까지 답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허 박사는 사서에 기록된 70참은 명 태조가 수도를 세운 남경에서 요양까지의 참(교통거점)의 수를 말하며 따라서 철령위는 현재 만주의 심양과 개원시 사이에 위치한 철령시(톄링)로 비정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실은 『문종실록』에서 명나라 사신의 여행루트 기록과도 부합한다고 허 박사는 논증했다. 

대한학술원장이자 군사고고연구회장인 인하대 남창희 교수도 앞서 이성계 원정군이 요동을 항해 북진했는데 정작 분쟁의 불씨인 철령위가 강원도에 있다는 기존 학설은 일반 상식과도 어긋나고 군사학의 기초와도 모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반도 함경남도 안변이 아니라 심양 동남측 본계시에 위치한 철령위 현장 사진(봉집보)

인하대 고조선연구소의 복기대 소장도 철령위의 위치를 찾는 열쇠는 한국, 중국의 공식 사료에 기초하여야 하며, 그 가운데 "명 태조가 70참을 설치하였다"는 기록에 따라 철령과 철령위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허 박사는 위화도와 철령이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이유가 조선총독부의 조선사 왜곡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한다. 

일제가 한국사를 반도사관의 틀에 맞추기 위해 사료 조작과 억지 해석을 감행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학계에서는 그 근원을 쓰다 소키치의 『조선역사지리』(1913)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번 연구로 위화도와 철령위 위치가 쓰다 소키치의 역사부도 작성 과정에서 조작된 것임이 다시 한번 밝혀졌다. 

 

중국 심양과 개원시 사이에 위치한 철령시(톄링) (출처=구글)

논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남창희 교수는 "허 박사의 연구결과가 기존의 인식과 차이가 큰 만큼 소통과 치열한 논쟁을 통해 중세 한국 국경사의 진실에 접근하는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기대 인하대 고조선연구소장은 "지난 10년간 대학본부와 인하정석재단의 아낌없는 후원이 이번 결실의 바탕이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문의=인하대 고조선연구소 허우범 연구원appolo21@hanmail.net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ad37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