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장마,
식물들은 물 만난 고기떼처럼
푸르고 단단해져 가는데
동물들은 배고픔이 길다.
새들도 긴 주림에 지쳤는지
비오는 숲 바닥을 스치며 먹이를 찾는데
장 벌리듯 펼쳐놓은 거미줄에 물방울 털기 바쁜 거미들.
긴호랑거미는 잠시 비 그친 사이에 거미줄에 걸린 물방울 털어 내더니 사냥 나온 어린 사마귀 한마리를 낚았네.
촘촘한 그물에 빗방울이 맺히다 못해 찢어지기 직전인데 사진을 찍느라 잠시 흔들린 거미줄에 얼른 굴 밖으로 얼굴 내민 들풀거미 한 마리!
어찌까이,
먹이가 너무 크네.
나를 바라보는 들풀거미 작은 눈이 오늘따라 휑한건 그냥 기분탓 이겠지?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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