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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춘천레고랜드 중도 유적지 파일 시공 "금지 조치"

기사승인 2020.07.17  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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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역사단체 "호텔건설 계획 포기하고 원형복원 정책 전환 이뤄져야"

사진=연합뉴스

문화재청이 춘천레고랜드 사업자들에게 중도유적지 파일시공을 금지 조치했다.

지난 15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7차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주)강원중도개발공사가 제출한 ‘레고랜드 테마파크 호텔 공법 변경안’을 부결시켰다.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으나 설명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안건심사를 보류한 바있다.

16일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담당주무관은 시민단체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약칭 중도본부) 김종문대표와의 통화에서 “결제가 나기 전이다”며 말을 아꼈는데 김종문대표가 “부결된 것으로 알면 되냐?”고 묻자 “그렇게 아시면 된다”며 “17일 결제를 하고 해당 지자체에 문서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인 멀린사와 중도개발공사는 현재 6층 규모로 계획된 호텔 층고를 5층으로 축소하는 안과 6층 규모 호텔의 일부 층을 횡으로 확대하는 안 등을 고민한 후 내부 논의를 거쳐 호텔 공정작업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문화재심의위원회 부결 처리와 관련, 강원도는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이른 시일 내에 호텔 건설 계획안을 다시 수립해 추진하겠다. 레고랜드 사업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호텔건립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번 부결처리된 안건은 강원도, ㈜강원중도개발공사, LEGOLAND KOREA 등이 레고랜드전망타워와 레고랜드호텔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보강공사를 위해 ‘파일(pile)시공’을 하기 위해 신청한 것이다.

당초 문화재청은 강원도가 레고랜드 개발을 시작했을 때 중도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유물․유적의 위로 1m의 보호층을 유지하도록 명령했다. 강원도 등 레고랜드 사업자들은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특수기초인 허니셀기초로 건설을 한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1월 21일 춘천시 건설심의위원회는 파일시공으로 레고랜드호텔을 건축하겠다는 멀린의 계획을 심의하여 통과시켰다. 파일시공은 10m이상의 기초용 말뚝을 수십m 깊이로 박는 공법이기 때문에 지하에 유적지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시민역사단체 중도본부가 지난 3월 파일 공법의 위험성을 알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춘천시는 문화재청의 조치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19일 중도본부에 보낸 문서에서 “레고랜드의 도면검과 결과 파일시공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업부지는 유구보호층 1m를 마련하여 공사하도록 심의 의결된 바 있으며, 이를 준수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문화재청이 파일시공을 불허하자 레고랜드사업자들은 지반훼손이 적은 이른바 ‘팽이공법’으로 공법을 변경하여 춘천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수개월도 지나지 않아 레고랜드호텔과 전망타워(58m)의 안전을 위해 연약지반의 영향을 받지 않는 파일기초 형식을 선정해야 한다며 ‘레고랜드 테마파크 호텔 공법 변경안’을 문화재청에 다시 접수했다.

그러나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으로 파일시공을 포기해야 할 판이어서, 멀린사 등이 팽이공법을 다시 적용할 지 주목된다.

현재 레고랜드 공사가 진행중인 중도는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충적지다. 중도의 토양은 가는 실트(모래보다 작고 점토보다 큰 토양입자)등의 세립물질과 모래 사력 등으로 최대 9m에 이른다. 중도는 지반이 매우 연약하여 파일시공을 하지 않고는 고층건물을 건설할 수 없는 여건이다.

잘알려진대로 중도는 상수원인 춘천 의암호에 위치한 섬으로 북쪽 일부를 제외한 전역에 선사시대 유물․유적이 다량으로 분포한다. 레고랜드사업을 위한 발굴결과 1,266기의 선사시대 집터와 149기의 선사시대 고인돌무덤이 발굴됐는데 ‘세계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도시’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19년 7월 24일 강원도 정만호 경제부지사는 중도본부와의 면담에서도 “중도를 개발함에 있어서 일체 파일을 박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도본부가 서면으로 질의하자 8월 27일 ‘레고랜드지원과-3754’ 문서에서 “향후 해당 부지를 분양 받은 자가 건축물 신축시 설계를 통해 기초공법을 선정하여야 할 것임”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강원도는 6층의 레고랜드 호텔 외에도 하중도 북쪽에 15층 규모의 대형호텔(600실)과 하중도 남단에 휴양형 리조트(800실) 등 고층건물들을 건설하려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 강원도의회 레고랜드행정사무감사에서 정만호부지사는 “무엇보다 땅값을 올리는게 첫째 목표”라면서 파일시공을 할 수 없으면 고층건물 건설로 막대한 사업이익을 취하려는 강원도의 꿈을 여과없이 드러낸 바 있다.

중도본부 김종문대표는 “정부나 사업자나 파일시공 금지는 중도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한 국민과의 약속이다”며 “지금이라도 6층으로 허가된 레고랜드호텔의 건설계획을 포기하고 유적지 보존을 위해 중도유적지 전체를 원형복원하는 방향으로 큰 틀의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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