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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춘천레고랜드 지하1층 건축 중도유적지 콘크리트 ‘훼손 심각’ 경고음

기사승인 2019.12.18  16: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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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중도본부 신고에 문화재청 "몰랐다" 언급

춘천 중도유적지는 토질이 모래여서 고층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파일시공을 해야만 하는 환경이다. 레고랜드측은 유적지 훼손을 피하기 위해 파일시공 없이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수백톤 이상의 하중으로 바로 아래에 묻혀 있는 유적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은 지하1층 지상2층의 테마파크 7동의 건설을 위해 콘크리트 시설물들을 만들고 있다./사진=중도본부

춘천 중도유적지에 들어서는 레고랜드가 지하 1층으로 건설되고 있어 지하에 묻혀 있는 유적들의 훼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중도본부(상임대표 김종문)는 지난 3일 레고랜드 공사현장을 방문하던 중 유적지 훼손이 예상되는 대규모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발견하여 11일 문화재청 발굴제도과에 전화로 신고했고 17일 팩스로 다시 신고했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멀린사는 현재 하중도 북쪽 일부를 제외한 섬 전역에 1~2층 규모의 7개 클러스터 55개동의 레고랜드와 7층규모의 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강원도는 또 중도유적지에 15층 600실 규모의 대형호텔, 10층 800실 규모의 휴양형 리조트 건설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중도본부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하1층 지상2층의 테마파크 7동의 건설을 서두르며 대규모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하고 있었다.

중도본부에 따르면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중도 유적지는 토질이 모래여서 고층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파일시공을 해야만 하는 환경이다. 하지만 레고랜드측은 유적지 훼손을 피하기 위해 파일시공 없이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수백톤 이상의 하중으로 지표 바로 밑에 묻혀 있는 유적들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도유적지는 한국이 보유한 ‘세계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도시유적’으로 그간 1,266기의 선사시대 집터와 149기의 선사시대 무덤들이 발견되었다. 이는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으로 애당초 어떤 건축물이나 개발행위가 허가될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문화재청은 중도유적지를 원형보존 하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가 영국 멀린사와 추진하는 '레고랜드코리아 프로젝트'를 개발하도록 허가했다. 문화재청,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등은 중도유적지 훼손은 없을 거라고 공언하고 있으나 레고랜드 건설 사업 자체가 유적지 보존과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재연 한림대 고고학연구소 교수는 지난 11월 5일 MBC PD수첩 1217회 ‘레고와 고인돌’에 출연하여 레고랜드측의 특수시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건축물이 공중부양을 하지 않는 이상 하중으로 인한 유적지 훼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금까지 강원도와 레고랜드 사업자들은 건물의 하중으로 인한 유적지 훼손을 막기 위해 허니셀공법 등 특수시공을 한다고 말했으나 정확하게 어떤 공법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간 발표에 따르면 '레고랜드코리아프로젝트'의 계획고는 해발 75.5m~76.5m이며 중도유적지의 유물·유적은 73m보다 높은 지점부터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따라서 강원도와 멀린사의 계획대로 지하 1층으로 건물이 건축되면 층고를 3.5m로 계산해도 유물·유적이 분포하는 73m 보다도 낮은 72m 지점까지 콘크리트구조물이 조성된다.

중도본부측은 현재 조성된 지하 콘크리트 시설물들은 지하에 유적지를 훼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대한 콘크리트 시설들은 수백톤 이상의 막대한 하중이 발생하는데 유적지 위에 조성되면 유적지를 내리 눌러서 원형을 훼손하게 되고 인근에 유적지들도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도본부측은 "중도의 토질은 북한강과 소양강에서 떠내려 온 부유물질로 이루어진 충적대지로 실트 등 가는 모래로 이루어졌으며 깊이가 9m에 달한다"며 "파일시공 없이는 건물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여건인데 모래땅 위에 파일시공을 하지 않고 어떻게 고층빌딩들을 건설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도본부는 지난 17일 "문화재청의 비공개점검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언론과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점검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 10월 25일과 11월 13일 중도유적지 불법훼손이 발견된 당시에도 현장점검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관련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레고랜드 공사를 재개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일체의 파일시공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적지 훼손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중도유적지 주무관청인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역시 지난 11일 중도본부와의 통화에서 "춘천레고랜드가 지하 1층으로 건설 중인 것을 잘 모른다"며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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